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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지난 번 택배를 보내면서 감자를 보내줬다.

집에서 나와 살게 되면서 집에 뭐가 생기면 자꾸 보내주고 싶어하신다.

내가 혼자 사면 부담스러운 것들과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주로 감사히 받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삼시세끼를 요리해 먹어야 할 것이다.

 

이 감자를 가지고 뭘 해먹으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가장 먼저 생각난 건 감자 짜글이였다.

감자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너무 한정적이지 않나 싶었다.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였지만 나의 최선을 감자강된장이였다.

 

강된장하면 어렸을 때 주말 저녁 무한도전을 보면서 먹었던 것이 생각난다.

청양고추가 잔뜩 들어가서 된장찌개와 강된장 사이 어디쯤에 있는 음식을 밥에 싹싹 비벼먹었다.

매콤하면서 두부의 부드러운 맛과 함께 적당히 후덥지근함이 느껴지는 주말 저녁이였다.

그때를 생각하면 두부도 함께 샀지만 아니 다른 재료들을 손질하니 두부까지 넣을 공간이 없었다.

더 맛있게 먹고 싶어 애호박도 사고 양파도 사고 버섯도 사니 두부를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지는 마음이 피어올랐다.

두부는 빠져도 고기는 뺄 수 없다면 다짐육은 무조건적으로 넣었다.

감자 한 개를 전부 사용하겠다는 마음에 그만큼은 다른 재료들도 들어가니 이틀을 먹어도 충분한 양이 되었다.

 

따뜬한 밥에 싹싹 비벼서 상추쌈까지 싸서 먹으면 최고겠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루자.

이제는 무한도전은 끝이 났고 가족들과의 식사가 아닌 혼자만의 식사이지만 강된장을 먹으면서 느껴지는 후덥지근함이

외롭다는 생각을 싹 씻겨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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